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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 수술을 한지도 6개월 정도 되었다

처음엔 나도 많은 후기들을 찾아보면서

수술을 준비했었다

짦긴하지만 간단하게 수술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시간보다 회복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고

이게 노이로제가 되어서 그런지 약간의 우울증상과 무기력감까지 동반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 회복이 된 상태고 

역시나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정말 진리인 것 같다

 

하~ 내가 치루라니~~ 내가 치루라니 ㅠ
작년 겨울쯤이었나?
볼일을 보고 나니 항문 쪽에 느낌이 이상했다
엉덩이에 가끔 종기가 났다가 사라진건 가끔 있는 일이었는데

이번엔 뭔가 달랐다

인터넷을 막 뒤져보니 항문낭종이라는 키워드를 찾았다

나는 아니겠지~ 아닐 거야...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난생처음 항외과를 찾았다

진료를 보시던 선생님이 아니나 다를까 
"항문 낭종입니다, 수술하셔야 해요"
라는 말을 나에게 툭 던졌다

이게 왜 발생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요 근래 뭘 먹어도 ㅅㅅ가 나더니 그게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수술은 간단했다

배농술이라고 해서 고름을 밖으로 배출해주는 비교적(?) 간단했다

마침 크리스마스 전날이었던가? 기억에 그랬던 거 같은데
환자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바로 수술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나의 부끄러운 부분을 보이기가 쉽던가?
나는 환자고 이건 그냥 나의 환부를 보여준다고만 생각을 했다

수술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고 무통주사를 하나 달면서 집에 왔던 기억이 
1년 전 같은데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치루로 넘어갈 확률이 좀 있다고 하셨다

1달 뒤 마지막 진료 때 다행스럽게 치루가 아니라는 말씀을 듣고 잊고 지낸 지가 

몇 달이 지났다

그리고.... 마침내 ㅠ

잦은 음주 때문인지 설사를 자주 해서 그런지 이번에도 느낌이 좋진 않았다

부랴부랴 집 근처에 있는 항외과를 찾았다

두 번째라 그런지 낯섦은 없었다

제발 치루만 아니길 마음속으로 빌어봤지만

선생님은 몇 번 만져보시더니 

"이거 치루 같은데요?" 

"좀 불편할 거예요"

순간 욕이 나올뻔했다 ㅜ

너무 자주 환자를 보셔서 그런지 그냥 흔한 거다 라는 표정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잘 관리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피검사와 각종 검사(?)를 했다

그중에 관력근검사를 했는데 아 이건 정말 ;;

다음 주로 수술 예약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사 오면서 좌욕기를 버렸는데 ㅠ

아 왜 버렸을까?

다시 사는 게 너무 돈이 아까웠다 ㅠ

수술 후 필요한 엉덩이 방석과 좌욕기를 다시 주문했다

병원에서 만원에 판다고 했지만 그냥 내가 맘에 드는 걸 사고 싶었다

드디어 D-Day

그래도 수술 후 며칠은 불편할 테니 설날 연휴 전에 잡은걸 잘했다고 생각했다

세면도구, 개인 수건, 물티슈, 휴대폰 충전기
휴대폰 거치기 이런 것도 있으면 좋은데 
당시에는 케치를 못했다

오후 수술이라 오전에는 금식하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수술 후기를 많이 찾아봐서 그냥 담담한 마음으로 그냥 빨리 끝나길 바랬다




병원에 도착하자 환자복으로 갈아있고 관장을 진행했다

처음으로 관장을 해봤는데 
이것도 느낌이 좋지는 않았다

간호사 분께서 20분 정도 참아야 한다고 했는데
거의 그 정도 참은 것 같다

남아 있던 모든 것을 분출(?)해버리고

수술실에 들어갔다

먼저 항문 관찰과 초음파를 넣는데 생각보다 아팠다

수술실이라 그런지 긴장이 되긴 했지만

이 또한 지나가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버텼다

새우 자세로 척추에 마취주사를 맞았는데

약간 따끔한 정도였다

그리고 엎드려서 20분 정도의 수술에 들어갔다

소리가 거북할 수 있으니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려줬다

다리가 저린 느낌이 들면서 점점 감각이 없어졌다

예전에 항문 낭종 수술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시간이 더디게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취를 하긴 했지만 복부에 기분 나쁜 이상한 느낌도 들었고

빨리 수술이 끝나길 바랬다

드디어 수술이 끝나고 선생님께서는 수술이 잘 됐다고 말씀해 주셨다



수술 후 1박 2일 입원을 했다
원래 수술실은 2인실 1인실 특실이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2인실로 했다가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났다
병실을 1인실로 바꾸려고 했더니 1인실이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입원하게 됐는데
다행히 오늘 저녁에는 입원이 없다고 하셔서 
운 좋게 2인실을 혼자 사용할 수 있었다



병실로 돌아와서 계속 누워있었다
수술 후 6시간 동안은 절대 머리를 들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고 한다

6시간 동안 누워있는데 이것도 정말 곤욕이다

발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리에 감각이 없다

영화나 TV 같은 데서 하반신 마비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기분이 나쁘다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고 목도 아프고

수술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통증 이런 것보다는 누워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만 들었다

유튜브를 보거나 뭘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사실 감각이 영영 안 돌아오면 어쩌나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오후 3시에 수술을 해서 8시 정도 되니 감각도 조금씩 돌아오고
마취도 풀리는 것 같았다

소변을 볼 수 있으면 마취가 다 풀린 거라고 하셨다

저녁 10시 정도 돼서야 방광에서 신호를 보냈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났더니

위에서 배고프다고 난리를 친다

수술 후라 내일 오전까지는 금식인데 

다른 통증 이런 것보다 이게 또 참기가 힘들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는 죽이 나왔다 

너무 배가 고파서 순식간에 바닥이 보였다

이제 퇴원하고 집으로 가자 ㅠ


- 수술 후 회복 기간 -

병원은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그다음 진료는 2주에 한번

이제 한 달에 한번 진료가 있었다

보통사람들은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되면 회복되는데

나의 경우는 상처 부위가 조금은 깊기도 했고 각도가 애매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갔다

없던 통증이 생겨서 혹시나 수술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문득 재발한 거 아냐?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었다
급한 성격이라 참지 못하고 일정에 없던 병원도 방문하고

여러모로 선생님을 괴롭혔던 것 같다

의 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수술은 잘 되신 거 같은데 회복이 좀 더디신 것 같네요"

나 같은 경우는 2달이 넘었는데도 좀 불편하고 오래가는 케이스였다

지금 기억으로 보면 3달 정도까지도 조금 불편했던 것 같다

건강 염려증이 있어서 그런지 항상 최악을 생각하는 편이다

혹시나 재발해서 재수술을 하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완벽하게 회복이 된 상태다

이 글을 찾아보시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이 별일 없을 겁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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